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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옴]로또가 결국 사람 죽였다.
'결국 로또 광풍이 고귀한 생명마저…'
로또복권 10회차 추첨이 끝난 지난 일요일 밤. 부산 지하철 1호선 시 청역에서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선로로 뛰어들어 숨졌다.

목격자 문모씨에 따르면 숨진 남자가 '로또'라고 외치며 전동차에 뛰 어들었다는 것.

하지만 현재까지 숨진 남자가 로또라고 외치는 소리를 문씨 이외에는 듣지 못했기 때문에 단지 목격자 진술에 따라 로또복권 후유증의 비 관자살로 짐작된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글도 10회차 로또복권의 후유증이 남기고 간 상처가 컸음을 짐작케한다.

A씨는 10회차 로또복권에 3000만원을 투자했고 추첨결과 당첨 숫자에 서 1개만 틀렸다.

잠시나마 대박의 꿈을 꾸었지만 당첨금은 고작 85만여원.

A씨는 "그 순간 하늘이 노랗고 월요일부터 어떻게 회사를 다녀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로또 광풍의 후유증이 극에 달하자 로또복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 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대련 21세기 실버포럼 공동상임대표는 "이번 로또복권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상당히 컸다"며 "로또복권의 허상이 극명해진 이상 우리사 회에 물한방울이라도 아껴 절약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 다.

또 "일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사회풍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며 "외국에도 복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매일 100억 이상 이 팔리는 이상과열 현상은 분명 사회적인 병폐"라고 덧붙였다.

21세기 실버포럼은 최근 '이상열기의 사행산업을 우려하는 시민대회' 를 개최하며 로또열풍의 폐해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등 '안티로또'운 동에 나서고 있다.

전 대표는 "복권 산업을 통해 얻은 수익의 사용내용을 국민들에게 명 백히 공개하고 건전한 복권산업 발전을 위한 통합복권법 제정해야 한 다"며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로또복권이 문제가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복권 을 구입하니까 자신도 반드시 사야할 것 같은 심리적 유혹을 받는 것 "이라며 "정상적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부를 이룰 수 없다는 좌절 감을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로 또복권의 후유증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또복권의 발행과 판매에 있어서도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노동부 등 7개 복권발행기관을 상대로 연합 복권 판매금지 가처분신청과 연합복권발행중지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인터넷복권 위탁발행업체인 RedfoxⅠ 이상래 대표는 "예외적으 로 허용되는 복권발행 행위가 국민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며 "연합복권은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로또복권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나서서 복권사업을 추진한다 는 것은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과감 히 민간에게 복권 사업을 넘기고 정부는 감시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정부의 복권사업개입을 비난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이번 10회 로또복권의 후유증이 심 각했던 것은 정부와 복권운영자측이 사상 최고액의 당첨금이 나올 것 이라고 시민들을 선동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스스로 반성하고 복 권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 김성진 기자 / 홍종성 기자 h2668@mk.co.kr / 신현규 기자 r ros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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