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현재, 사망 52명·실종 155명·부상 138명
대구지하철 전동차에서 방화로 불이나 승객 60~7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현장에는 수십 여 구의 시신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실종신고자가 70명에 육박해 이번 사건의 사망자는 100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오전 9시55분께 대구 중구 남일동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구내에서 진천서 안심 방향으로 운행중인 1079호 전동차(기관사 최정환ㆍ34)의 2호차를 타고 가던 김대한(56ㆍ무직ㆍ대구 서구 내당동)씨가 인화물질이 든 회색 페트병 2개에 불을 붙여 객실에 투척,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전동차의 6개 객차에 번졌으며 당시 반대편에서 중앙로역에 도착한 상행선 전동차 6량에도 옮겨붙어 피해가 컸다.
화재로 이들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와 유독가스에 질식해 오후 5시 현재 60~70여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전동차마다 10여 구의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또 승객 140여명이 부상해 대구시내 8개 병원에 분산, 치료 중이지만 중환자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는 반대편에 정차해 있던 전동차가 연기가 들어 온다는 이유로 20여 분 가까이 출입문을 닫고 정차해 있다 유독가스가 구내에 가득 찬 뒤 문을 열어주는 바람에 사상자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상ㆍ하행 전동차 객차 12량을 모두 태우고 오후 1시30분께 진화됐다.
전동차에 불이 나고 곧바로 정전이 되자 수백여명의 승객들이 출입구를 찾느라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또 지하철역 출입구 4곳에서 다량의 유독가스가 장시간 배출되면서 한때 대구 도심의 지상교통도 마비됐다.
사고직후 대구 도심으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가 통제됐으며 중앙지하상가 점포 251개 등 인근 상가가 철시하고 긴급대피했다.
대구시와 지하철본부, 소방본부 등은 현장에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소방관 등 인력 1,300여명과 장비를 동원해 화재 진화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유독가스가 계속 분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사고 발생 2시간 여 만인 이날 오전10시께 대구 북구 노원동 조광병원 응급실에서 불을 낼 당시 입은 화상을 치료중인 김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현재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나 경찰은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김씨가 신병을 비관해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상자들은 현재 경북대병원 29명을 비롯, 동산의료원 25명, 곽병원 19명, 영남대의료원 13명, 파티마병원 7명, 한성병원 13명, 조광병원 보람병원 세동병원각 2명, 가톨릭병원 1명, 남강병원 1명이 분산 가료중이다.
/대구=특별취재반[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