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의 범인 김대한(56ㆍ무직ㆍ대구 서구 내당동)씨는 2001년 11월 뇌졸중(腦卒中ㆍ중풍)으로 쓰러져 오른쪽 몸을 잘 쓰지 못하는 2급 지체장애인이다.
상해 등 전과 2범인 김씨는 병을 얻기 전에는 개인택시 운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인은 청소용역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당시 손과 발에 화상을 입는 바람에 병원 구급차에 실려 북구 J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 범행 2시간여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김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유독가스를 흡입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해 “죽고 싶어 불을 질렀냐”는 경찰의 추궁에 고개만 끄덕일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경찰이 김씨 주변을 조사한 결과 김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거동이 불편한데서 오는 심한 우울증 증세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가족과 이웃들에게 자포자기적인 말과 행동을 자주 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또 자신이 다니던 병원 의사들이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않아 병이 낫지 않는다며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년전 지병을 얻은 뒤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것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지병 등으로 인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김씨가 자포자기적인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특별취재반